중국 읽기

이름 : 김재윤
제목 : 왕 샤오링의 한국리포트
왕 샤오링의 한국리포트

지은이 : 왕 샤오링
출판사 : 가람기획
출판일 : 2002. 3. 11
값 : 8,000원
다읽은날 : 2003. 2. 1


  나는 이 책을 상당히 흥미롭게 보았다. 중국 연수를 앞둔 시기에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싶었고 이 책이 상당히 도전적인 어투로 나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저자인 왕 샤오링은 산동대학교에서 5년간 한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했다. 그 후 6개월간 경희대에서 어학연수를 받았고 한때는 산동대 위해 캠페스에서 한국어과 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쓸 무렵에는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었다.

  이와 같은 약력을 생각해보면 저자는 필시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갖고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뜻밖에도 상당히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있음을 알고 의아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아함은 책 앞부분에 소개된 바대로 그가 한국어를 배우게된 계기를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애당초 그는 한국에 대한 호감보다는 취직이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고 이러한 기대는 곧바로 실망감으로 변한다. “나는 아직까지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한다”고 털어놓는다. 그 이유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의 거만한 태도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비단 저자 뿐만 아니라 같은 경험을 한 많은 중국인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라고 보여진다.

  부제에서 보여지듯이 이 책은 중국인 유학생이 쓴 한중 젊은이 비교론이다.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의 비교 부분에서 나는 많은 공감을 느꼈다. 입시에 시달리다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유에 어쩔줄 몰라하는 해방구로서의 한국의 대학이 중국유학생에게 이상하게 비쳐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가 보고 느낀 것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대학 캠페스의 모습, 학교앞의 유흥가, 신입생들의 대학생활, 축제, 술문화, 공부하는 습관, 졸업식 풍속도 등.. 저자가 밝힌대로 중국에서의 대학과 한국의 대학은 분명 의미가 다른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 교수와 중국 교수의 비교를 읽으며 나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이 상당히 실용주의적이며 격의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교수에게 머리숙여 인사하는 것 조차도 중국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쳐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조금 당혹스러울 정도였고 양국간에 상당한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본 한국 여대생의 이미지’는 어렵지 않게 그의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학창시절 다니던 학교에서는 여대생들이 거의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어느날 모 여대에서 후배가 찾아와 교실에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그는 평소 모습대로 화장을 하고 있었고 이를 본 학생들이 매우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학교간에 이정도의 문화적 차이가 있을지언대 하물며 서로다른 국가간에는 얼마나 이질적으로 느껴질 것인가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한국 여대생들의 짙은 화장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 롱다리에 대한 동경과 나약함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다.

  ‘두 나라가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에서는 우리가 외래 문화와 이론, 제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따라서 한국만이 가지고있는 것이 없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특히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의 체벌문화이다. 나역시 초등학교시절부터 중고등학교, 그리고 군대시절로 이어지는 체벌과 구타에 익숙해진 탓인지, 어느정도의 ‘사람의 매’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저자는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적정한 체벌은 분명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한국 내에서나 그런것일 뿐 전혀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비인격적이고 강압적인 문화의 한 단면일 뿐이다.

  저자는 계속해서 한국인이 기분파이며 수줍음이 많고 집단적 성향이 강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공동체 속에서의 질서는 억압과 복종에 의해 유지된다고 지적한다. 공동체 내에서 지나치게 똑똑하거나 잘난 사람을 ‘왕따’시키는 비겁한 평등주의를 갖고있다고 한다. 약한자를 불쌍히 역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강한자를 부정하는 것에 대해 보다 자본주의적인 경쟁에 충실하라고 주문한다. 아마도 한국사회속에서 부유한자나 권력을 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뿌리를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성격을 냄비와 용두사미로 표현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나역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우리 스스로도 이미 어느정도 인정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외국인의 눈에까지 이렇게 비쳐진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모두 체면을 중요시하는데 한국인의 체면은 겉치례에 치중해있고 중국인의 체면은 자존심과 존엄을 지키고자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중국사람의 자부심 또는 거만함은 휘황찬란한 문화적 유산을 바탕으로한 중화사상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한편 한국인의 자존심 혹은 거만한 태도는 억압당하고 침략당한 역사 속에서 생긴 반항심리와 시련을 이기기 위해서 일부러 부각시킨 측면이 강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거만한’ 중국인과 한국인이 만났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상호이해와 상호배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느꼈던 허술함은 맨 뒷부분의 저자후기를 보면서 채워졌다. 저자 스스로 밝히듯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쓰여진 글이 아니고 짧은 기간 동안 보고 느낀점에 대해 적은 글이기에 많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한국과 중국을 비교한다고 했지만 결국 중국의 기준에서 한국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갖는 가치는 결코 좋게 보이려 애쓰지 않았고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가감없이 적어내려갔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알지 못했던 우리의 모습들과 우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에 대해 아직 너무도 모른다는 점을 깨닫게해준다.
Posted at 2003-03-30 Sun 18:32
Elias
That really cpautres the spirit of it. Thanks for posting.
삭제하기 2012-05-29 Tue 00:14
Jack
Ho ho, who wuloda thunk it, right?
삭제하기 2012-05-28 Mon 22:42
T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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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하기 2011-09-15 Thu 12:01
Alla
Please keep tohrwing these posts up they help tons.
삭제하기 2011-09-13 Tue 18:13
Peerless
Smack-dab what I was looikng for-ty!
삭제하기 2011-09-13 Tue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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