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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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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96] 한주.. 김재윤 2003/12/21

감기 증세를 느낀것이 지난달 말 경이니까 어느덧 한달이
가까와오는군요. 중간고사를 앞두고 시험준비를 하다가
머리가 핑 돌고 몸이 피곤했었지요.

시험을 보고나서 무리해서 대련에 여행을 다녀왔지요.
그 후로 잠시 나아지는 듯 하더니 주말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술을 마시며 피로가 쌓였지요. 그동안 한국에서 가져온
감기약도 다 먹은터라 더이상 먹을 약도 없었는데
지난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목이 완전히 잠겨서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어쩐일인지 약간 열려있는 창문틈으로 밤새 찬 공기가 방안으로
쏱아져들어와서 본격적인 감기증세가 시작된 것이지요.

그날은 수업도 포기하고 학교 근처 병원에 갔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각종 중국약을 한무데기나 주면서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더군요. 그 후로 커다란 물병을
옆에 끼고 살았지요. 그래도 오늘은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감기 증세도
거의 사라진 듯 합니다. 내일은 체육관에 나가볼까 합니다.

화요일에는 가라오케 경연대회 예선이 있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어 노래부르기 대회이지요.
우리반 학생들을 선동해서 펑요우(친구)라는 노래로 참가했는데
보기좋게 떨어졌습니다. 소품으로 56도짜리 이과두주를 10병이나
샀는데 그 술들을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입니다.

엊그제 수업시간에는 ' ~에 따르면.. ' 이라는 표현을 배웠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인의 전통습관에 따르면...이다." 와 같은 경우에
사용하는 관용구이지요. 선생님이 우리에게 문장을 하나씩
만들어보라고 하며 인도네시아의 원한빈을 시켰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전통에 따르면... 여자는 마땅히 남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

원한빈의 발표를 듣고난 여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문법상으로는 맞습니다. 근데 내용에 문제가 있군요.."

제 순서가 되어 저도 발표했습니다.

"한국인의 습관에 따르면 부인이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그러나 요즘
젊은 부인들 중에는 아침식사를 차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제 말을 듣고난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건 진보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의 문장을 더 발표했습니다.

"한국인의 습관에 따르면 남편이 출근할 때 부인이 문 앞까지 배웅한다.
그런데 요즘 젊은 부인들 중에는 남편이 출근할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나서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이것도 진보입니까?"

그러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것은 남편이 문제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답변에 저는 그만 두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목요일에는 1학기 때 같은 반 친구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당시 담임선생님께서 오스트레일리아에 가서 한학기 중국어 강의를 하고
돌아오셨기 때문에 환영회를 겸해서 만난 것이지요.

역시 친구는 오래된 친구가 좋은 법이더군요. 서로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중국에 와서 사귄 외국인 친구들, 20명 중에 한국인이 4명,
나머지는 카쟈흐스탄, 일본, 몽고,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미국 등
여러나라에서 모여 흉허물 없이 지내던 시절이 그리워지더군요.
특히나 사스 때문에 힘들게 수업하다가 결국 수업이 중단된 후
기약 없이 헤어져야했던 아쉬움이 서로의 재회를 더욱 기쁘게 하는가봅니다.

모임이 있던 전날 밤에 문득 생각이 나서 전에 찍어두었던 반 친구들
비디오 파일을 편집했습니다. 시네마천국의 영화음악을 배경으로
수업시간에 찍은 사진이며 반친구들 생일날 식사하며 찍은 장면들을
엮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노트북PC로 관람한 후에 선생님께
CD를 선물로 드렸지요.

학창시절의 친구가 좋은 이유는 이해관계 없이 만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이 친구들도 앞으로 언제 다시 만나게될지 기약할 수 없지만
함께한 시간들이 순수했기에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언제나 이별이 있는 법이지요. 때때로 힘들어질 때가 있지만
그러나 이별이 있기 때문에 함께한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요?

정작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만남일지도 모릅니다.


2003년 12월 20일

북경에서  김 재 윤  올림
13. Carrie [10/28] I'm impressed! You've managed the almost implosibse.
12. Donita L [05/01] io8x2ov2jzpcra2r

11. 김재윤 [12/26] 푸하하~ 무섭기로는 관악산 다람쥐가 무섭지요..
지금 여기는 하얼빈입니다.. 조금 춥군요~
10. 이선용 [12/26] 서울의 크리스마스는 1미터 앞도 분간하기 힘든 안개낀 크리스마스였다.
밤 12시에 뒷산에 올라갔다가 괴기영화 보다 더 무서워서 내려왔다.
연말을 너무 술과 친하게 지내지말고 건강조심해라
9. 김재윤 [12/25] 으윽.. 머리아프다... 성탄절 아침이다. 바람이 엄청나게 세게 부는군.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고.. 안경테가 뿌러졌다. 일단 테이프로 칭칭 감아서 응급조치를 했으나..
8. 김재윤 [12/24] 으흐흐흐... 나 술마시러 나간다.. 지금 쿠리스마스 두시간 남았다....
7. 현모 [12/24] 재윤아, 메리 크리스마스다! 니 서울 돌아오면 찐하게 한잔 하기로 했다. 빨랑 돌아오거라. 니 글 읽으면 중국어 엄청 잘 할 것같은데 그러냐????
6. 선화 [12/24] Merry! Christmas!~~~
5. fafa [12/24] 야..시간이 정말 빠르다..88열차 같해. 고향으로 돌아오라~기둘리께..
4. ruAH [12/24] 흠...--;
3. 김재윤 [12/24] 어느 세월에~~~~~~~~~~
2. ruAH [12/22] 그렇게 약을 오래 드시면 약이 사람을 먹는거 같더군요... 목감기이시면 배를 하나 먹기좋게 조각조각 내셔서 사이다 피트(?)병 반만 붓고 푹 고아서 그 즙과 배를 드세요... 저는 먹기가 조금 곤욕스러웠지만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코감기이시면 유칼립투스 오일을 구입하셔서 아로마요법을 하시면 좋아요.. 그리고 매일 냉온욕법을 하세요.. 뜨거운 물과 찬물을 놓고 발을 옮겨가면서 담그세요...
지금 좋은 꿈을 꾸고 로또를 구입했는데 그거 당첨되면 목감기 파스, 코감기 파스, 열감기 파스 등등 사다가 보내드리지요^^ (일본제품인데 효과가 좋더군요..^^)
1. 부빈 [12/21] 그동안 많이 아프셨군요..이젠 나아진다고 참 대행이에요.
많이 남지 않은 시간은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시군요.
저는 금방 기말 시험 끝냈어요..다음 주에 중국에 들어갈 예정이고요...

몸관리 잘 하세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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