σ Kim Jae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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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진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의 개통으로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2시간 거리로 단축되었다. 12월23일, 일요일 새벽 3시반에 서울을 출발하여 4시에 중부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왔다. 24일의 샌드위치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새벽인데도 고속도로를 나서는 차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호법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원주를 지나 횡계에서 강릉까지 새로 개통한 고속도로를 달렸다. 90여m의 높이에 터널 7개와 33개의 교량으로 이루어진 21.7km 구간에는 터널을 나설 때마다 강풍이 몰아쳐 차가 좌우로 흔들거리며 아찔한 경험을 하게 했다. 서해대교나 영종대교를 지날 때의 흔들림보다 훨씬 강하고 위협적인 강풍으로 눈길에 비끄러울 때는 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아 보였다. 아무튼 졸음이 달아난 상태에서 강릉에 도착하니 6시, 여기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동해 방면으로 달려 정동진에 도착했다. 이때가 6시30분으로 집을 나선지 3시간이 지난 시각이었다.

이미 정동진 앞길에는 고속버스와 자가용이 늘어서 있었고 주차장은 만원이었다. 정동진 역사로 들어가려면 400원을 내고 입장권을 사야 한다. 남쪽으로 길을 따라 좀더 내려가면 철길이 지나가는 굴다리 밑으로 해변에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물론 입장료는 없다. 해변가에는 이미 일출을 보기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거렸으며 곧 해가 떠오를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7시가 넘어서자 근처에 서성이던 사람들 모두 해변가로 몰려들었고 묘한 기대감에 들떠있었다. 해변 끝에 위치한 언덕위에는 유람선 모양의 까페와 언덕 아래 불빛이 반짝이며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해변가에는 파도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고 언덕 왼편으로 수평선 위로 여명이 밝아오는 가운데 어느 한순간 일제히 야~ 하는 탄성이 터지며 서서히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불후의 명작을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해변 가까이에 삼각대를 설치하고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파도가 워낙 센 탓이었을까.. 가끔씩 몰려오는 파도에 한번 두 번 신발이 젖더니 결국 어느 한순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닷물에 풍덩 잠기고 말았다. 새벽녘의 차가운 기운이 신발 속을 뚫고 발까락 사이사이를 에워쌌다. 웬만해서는 물이 들어가지 않는 방수 신발인데 일단 물이 잔뜩 차니까 빠져나가지도 않았다. 갑자기 해가 더디게 떠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빨리 찍고 이 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드디어 해가 뜰만큼 떴다. 서둘러 삼각대를 접고...그렇다~!  창작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 작가가 붓을 꺾듯.. 새 음반을 발표한 가수가 반응이 없자 서둘러 활동을 접듯 삼각대를 접고는 자리를 떳다. 가게에서 양말을 사가지고 길가에 세워둔 차로 가서 트렁크에 처박아둔 구두를 찾아내서 신발을 갈아신었다. 질척질척한 느낌이 한순간 뽀송뽀송함으로 바뀌는 순간 다시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는 또다시 해변가로 향했다. 바다를 둘러보고 파노라마사진을 찍고 파도소리도 녹음하고... 해변에서 역으로 올라가는 입구에서는 입장권을 받고 있었다.

역앞에는 여관과 술집, 까페가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정동진에 다녀온 사람들은 주변 유흥가와 북적대는 인파 때문에 적지 않게 실망하곤 한다. 그래서 나도 왠만하면 정동진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다 만큼은 아직도 변함 없이 멋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잔잔할 때보다도 역동적으로 몰아치는 파도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머리속을 멍하게할 정도로 잊지 못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휴일을 피해서 다녀올 수 있다면 한적함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정동진 바다

◈정동진역

 

◈입장권 (W400)

◈인근 관광 안내도

파노라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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