σ Kim Jae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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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와 문화의 도시 광저우(廣州)

6월31일 아침, 민박집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광저우행 버스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다. 20여분을 서서 기다리다가 문득 사람들이 모두 종이 한 장씩을 들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뚱관에서와는 달리 여기서는 미리 표를 산 후에 버스에 승차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서있던 줄이 아까왔지만 포기하고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했다.(25위엔)

9시50분에 뚱관에서 버스에 올라타 1시간 10분을 달린 끝에 11시에 광저우에 도착했다. 광뚱성의 성도이자 중국 남부지역의 최대 도시로 불리우는 광저우는 그리스 아테네에 버금가는 2,800년의 역사를 지닌 역사와 문화의 도시이다. 근대 역사에서는 아편전쟁, 신해혁명, 대혁명 시기의 각종 역사적 사건들로 인해 중국혁명의 발원지로도 알려져있기도 하다. 아울러 거대한 상업 무역도시이자 식도락의 천국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10여분들 달려 공항 근처에 있는 강베이동따지에 앞에서 내렸다. 길거리 가게에서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한시간여를 헤메인 끝에 만날 수 있었다. 어제 미리 전화를 걸어 확인하지 않은 탓에 빈 방이 없어 미리 와있는 분과 한 방을 쓰게 되었다. 마루에 컴퓨터가 한 대 있었는데 문제는 주인집에서 거의 한국 TV를 보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좀처럼 사용할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민박집에서 전화를 걸어 미리 상해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한국 여행사에서는 1,200원이라고 하고 중국 여행사는 850원부터 950원, 1,000원까지 다양했다. 결국 920원에 비행기표를 예매한 후에 민박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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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가까운 전철역에서 내렸다. 4시 30분, 싼위엔리(三元里)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5정거장을 가서 하이주(海珠)광장역에서 내렸다. 광저우의 지하철은 홍콩의 그것만큼이나 깨끗하고 현대화된 시설을 자랑한다. 티켓 판매기에 동전을 넣고 목적지를 누르자 동전같이 생긴 둥근 플라스틱이 나왔다. 개찰구로 들어갈 때 이것을 집어넣도록 되어있었다.

지하철 밖으로 나와 잠시 남쪽으로 걸어가니 광저우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주쟝(珠江)이 보였다. 우선 5위엔을 주고 시내 지도를 구입한 후에 화장실을 찾아 근처 시장에 들어갔다. 쇼핑하는 외국인들도 간간히 눈에 띄는 것으로 보아 서울의 남대문 시장 쯤 되는 것으로 보였다.

시장을 나와서 강가를 따라 서쪽으로 걸었다. 강물은 그다지 깨끗해보이지 않았고 강건너 건물들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아마도 홍콩의 거대한 건물들을 많이 보고온 탓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참을 걸어가니 유람선 선착장이 나타났다. 광저우의 주장 야간 유람선이 유명하다고 하여 한번 타볼 생각으로 표를 예매할까 하여 기웃거렸는데 시간대도 맞지 않고 우선 유람선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초라한 모습이라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다.

유람선을 포기한 채 다시 서쪽으로 한참을 걸어가니 샤미엔(沙面)이 나타났다. 육지에 연결된 작은 섬으로 아편전쟁 이후 영국과 프랑스 조차지가 되면서 세계 각국의 영사관과 은행이 집중된 그래서 서양풍의 건물이 가장 많다는 곳이다. 샤미엔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는 불과 20여분이면 충분했다. 해가 질무렵 강가에 있는 야외 식당에 자리잡았다. 요 며칠간의 여행으로 피로가 쌓인 탓에 뭔가 영양가 있는 것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스테이크와 냉커피를 주문했다. 스테이크는 약간 중국식인 듯 느끼해보였지만 먹을만 했다. 해가 기울자 강가의 건물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비로소 광저우가 그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오던 길을 되돌아 강가를 걸었다. 강가의 풍경은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건물들 마다 오색창연한 불빛을 내뿜었고 간간히 지나가는 유람선도 화려하게 치장한 조명으로 낮에 본 초라한 모습이 아니었다. 과연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포장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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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점심무렵이 되어서야 민박집을 나섰다. 어제 많은 거리를 걸은 탓에 피곤하기도 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심천에서부터 인터넷으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 '올윈' 때문이다. 어제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민박집에 돌아와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야 했는데 그놈의 드라마를 보느라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했던 것이다. 항상 결정적인 장면에서 끝나니까 다음 편을 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러다가 몸이 망가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마음 한구석에 싹트기 시작했다.

택시를 타고 오후 1시에 바이윈샨(白云山) 앞에 내렸다.(택시비 19위안) 아직 점심시간이 끝나지 않은 탓에 매표소 직원들이 없었다. 왼쪽으로는 원림식 화원인 윈타이 가든이 조성되어있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온실속에 들어간다면 그야말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찐빵이 되기에 안성맞춤일 듯 싶었다.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케이블카(왕복 25위안)를 타고 바이윈샨에 올랐다.

바이윈샨에서 볼거리는 아무래도 비림(碑林)인 듯 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산위로 얼마간을 올라가자 비림에 도착했다. 5위엔을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대 영웅호걸과 문인, 서예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는데 시안(西安)의 비림과는 달리 자연 경관과 어울려 조성해놓은 점이 특이했다. 그러나 비석이 아무리 많으면 무엇하랴.. 내용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바에야...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바이윈샨을 내려왔다. 케이블카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3시30분에 위에시우 공원에 도착했다.(택시비 13위안) 5위안을 내고 입장권을 샀다. 광저우시 최대 공원으로 면적이 92만㎡에 달하는 위에시우 공원에는 우양스샹(五羊石像)과 전하이러우(鎭海樓) 등 볼거리가 많다. 특히 전하이러우는 명나라때 건조되어 6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지금은 광저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6위안을 내고 박물관에 들어갔다. 내부에 있는 소장품들 보다 오히려 건물이 더욱더 가치있어 보였다. 벽돌로 쌓은 축대위로 기와를 얹은 누각이 전체적으로 탑 모양을 하고 있다. 건물 안에서 내려다본 광저우시의 현대화된 고층 건물 숲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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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시우 공원을 나와 걸어서 40여분을 헤메인 끝에 중샨기념당을 찾았다.(입장료 10위안) 이때가 오후 5시 15분. 1925년에 손문이 서거한 후에 그를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붉은 벽돌과 파란 기와로 지어진 기념당 건물은 세계 건축사상 가장 아름다운 건물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듣던대로 건물 구조와 색깔의 조화는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건물 내부는 현대식 설비를 갖추어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6시가되자 직원들이 문을 닫는다며 나가라고 했다. 정확히 6시에 문을 지키는 직원과 함께 기념당을 나왔다. 퇴근시간이 무척 정확해보였다. 남쪽으로 걸어 내려가 시내에서 23위안을 내고 햄버거로 저녁식사를 했다. 역사와 문화의 도시답게 광저우는 볼거리가 많았으나 바쁜 일정으로 인해 아쉽게도 다음목적지를 향해 떠나야 했다. 샹하이를 향해...

 

 

여행은 끝없는 방황